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 대법원 2013므568 전원합의체로 본 '유책주의 원칙과 예외'

사건 변호사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유책배우자)가 스스로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지는 가사 실무에서 오래 다투어진 쟁점이다. 이 글은 그 기준을 정면으로 재확인한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을 중심에 두고, 예외 인정의 핵심 변수를 한 걸음 더 구체화한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므14258 판결의 흐름까지 함께 읽는다.

📌 핵심 판결

 

대법원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다(유책주의)는 입장을 전원합의체로 재확인하면서, 일정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후 판례는 상대방의 '혼인을 계속할 의사'를 주관적 표명이 아니라 언행·태도로 객관적으로 판단하라고 구체화했습니다.

 

1. 사건의 배경·쟁점

재판상 이혼은 법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에만 청구할 수 있다. 민법 제840조는 ① 부정한 행위 ② 악의의 유기 ③ 배우자·직계존속의 심히 부당한 대우 ④ 자기 직계존속에 대한 배우자의 심히 부당한 대우 ⑤ 3년 이상 생사불명 ⑥ 그 밖에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를 재판상 이혼 원인으로 정한다(민법 제840조).

여기서 핵심 쟁점이 생긴다.

 

유책배우자가 스스로 청구할 수 있는가: 부정행위(①)나 부당한 대우(③)처럼 파탄의 원인을 만든 배우자가, 바로 그 사정을 들어 자신이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가. 조문 자체는 '누가' 청구하는지를 직접 제한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혼인 계속 의사'를 어떻게 보는가: 예외를 인정하려 할 때 상대방에게 진정으로 혼인을 유지할 의사가 있는지를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가.

 

이 두 쟁점이 각각 2013므568 전원합의체(원칙·예외의 틀)와 2021므14258(예외 판단 기준의 구체화)에서 다루어졌다. 두 판결은 별개 사건이지만, 후자가 전자의 예외 법리를 잇는 관계에 있다.

 

평석 대상 두 사건의 1·2심 당사자·사실관계 등 하급심 세부는 공개된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아, 본 평석에서는 대법원 판시 법리에 한정한다.

 

2. 1심 및 항소심의 판단

평석 대상 두 사건의 1심·항소심 사건번호 및 판단 이유의 세부는 공개된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아 단정하여 기재하지 않는다. 다만 대법원 판단으로부터 확인되는 심급 흐름은 다음과 같다.

 

2013므568(전원합의체) 흐름: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제한해 온 종래 판례의 틀이 하급심에도 적용되어 온 가운데, 이 사건에서 그 원칙을 파탄주의로 변경할 것인지가 상고심의 쟁점으로 올라왔다.

2021므14258 흐름: 원심(항소심)은 상대방 배우자에게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있다고 보아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이 원심의 판단 방법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아 사건을 파기환송하였다(③에서 상술).

 

[확인 한계] 위 1·2심의 사건번호·구체적 사실관계는 본 평석 작성 시점에 공개된 범위에서 확인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비워 둔다

(창작하지 않음).

 

3. 대법원의 최종 판단

[leading]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3므56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은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유책주의를 재확인하고, 이를 파탄주의로 변경하자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다음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가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고 보았다.

 

① 상대방 배우자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어 이혼 의사가 객관적으로 명백한데도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이혼에 불응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세월의 경과에 따라 혼인 파탄 당시 현저했던 유책배우자의 유책성과 상대방이 받은 정신적 고통이 점차 약화되어, 쌍방 책임의 경중을 엄밀히 따지는 것이 더 이상 무의미할 정도가 된 경우.

즉 혼인 파탄의 책임이 반드시 이혼청구를 배척해야 할 정도로 남아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예외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 판결에는 유책주의 유지(다수의견)와 제한적 파탄주의 도입(반대의견)의 견해가 나뉜 7:6의 견해 대립이 있었다.

 

[후속] 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므14258 판결

 

대법원은 위 예외 요건 중 '상대방의 혼인 계속 의사'를 판단하는 방법을 구체화했다. 상대방 배우자의 혼인계속의사를 인정하려면 소송 과정에서 표명하는 주관적 의사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혼인생활의 전 과정과 이혼소송 중에 드러난 상대방의 언행·태도를 종합하여 혼인계속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상대방이 원만한 혼인관계로의 복원을 위해 협조하지 않은 채 오로지 상대방에게만 잘못이 있다고 비난하며 대화와 소통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혼인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이 법리에 따라 이혼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4. 이번 판결의 의미·의의 — 무엇이 정리되었나

원칙과 예외의 틀 확정: 2013므568 전원합의체는 우리 재판 실무의 기본 틀이 여전히 유책주의임을 분명히 했다. 동시에 예외 요건을 판시함으로써, "유책배우자는 무조건 이혼할 수 없다"는 식의 단정도, "예외가 있으니 사실상 다 된다"는 식의 단정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 정리되었다. 원칙은 제한, 예외는 엄격한 요건 아래 법원이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한다는 구조다.

 

예외 판단 기준의 구체화: 2021므14258 판결은 예외의 핵심 변수인 '상대방의 혼인 계속 의사'를 주관적 표명이 아니라 객관적 언행·태도로 따지도록 했다. 이는 2013므568이 제시한 예외 법리를 잇는 흐름으로 이해된다. 다만 이러한 판단은 사건마다 사실관계·증거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며, 특정 사건의 결과를 미리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파탄주의 전환 논의의 현주소: 학계·실무에서는 재판상 이혼의 기준을 유책주의에서 파탄주의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가 이어지지만, 상대방·자녀의 일방적 희생 우려에서 신중론도 함께 제기된다. 파탄주의 도입 시에는 가혹한 결과를 제한하는 이른바 '가혹조항'과 상대방·자녀 보호를 위한 부양제도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이는 입법론·정책 논의 단계이며, 현행법상 재판상 이혼의 기본 원칙은 여전히 유책주의에 기초한다. 전원합의체에서 견해가 7:6으로 팽팽히 나뉜 것도 이 논의가 진행형임을 보여 준다.

 

5. 대응 전략 — 법무법인 고운의 시각

법무법인 고운 가사전담팀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또는 그에 대한 방어가 문제 되는 사안에서, 위 두 판결의 법리를 다음 순서로 검토한다.

 

사실관계 검토 포인트: 누가 파탄의 주된 책임을 지는지, 파탄 이후 경과한 기간, 자녀의 양육·복리, 당사자들의 현재 혼인 의사 등 예외 판단에 영향을 주는 사정을 사건 초기에 정리한다.

적용 법리: 청구 측이라면 2013므568이 든 예외 사유(상대방의 오기·보복적 불응, 세월 경과에 따른 책임 경중의 무의미화)와 2021므14258의 '혼인계속의사 객관적 판단' 기준에 사안이 부합하는지를, 방어 측이라면 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점을 각각 법리적으로 구성한다.

입증·증거 전략: 핵심은 '상대방의 혼인 계속 의사'가 주관적 표명을 넘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지다. 혼인 회복을 위한 협조·대화의 경위, 소송 중 언행·태도 등 객관적 정황을 어떻게 정리·소명하는지가 관건이 된다.

방어 전략(양면): 같은 사정도 청구 측·방어 측 어느 입장이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양측 모두 막연한 결론을 미리 단정하기보다, 확보 가능한 증거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법리적 검토를 받아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위자료·재산분할·자녀 문제는 이혼청구의 인용 여부와 서로 얽혀 있으므로, 사안 전체를 함께 살펴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구체적 사정이 궁금하다면 가사 사건 경험이 있는 변호사와 개별적으로 상담해 보기를 권한다.

 

참고 — 위자료의 일반 법리: 혼인 파탄에 책임 있는 배우자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고(민법 제750조), 그 위자료는 통상 정신적 손해배상을 내용으로 한다(민법 제751조). 위자료 액수는 가해 행위의 정도·파탄 경위 등을 종합해 법원이 사안별로 정하며 정해진 기준 금액은 없다.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시효로 소멸한다(민법 제766조). 한편 재판상 이혼에는 조정전치주의가 적용되어 소 제기 전 가정법원에 조정을 신청해야 한다

(가사소송법 제50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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