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처분ㅣ행정소송, 집행정지 요건은?

사건 변호사

수원행정소송전문변호사가 알려드리는 집행정지 요건과 실제 사례

1. 서문 – 행정소송, 단순한 ‘불복절차’가 아닙니다

행정기관의 처분은 개인의 권리와 재산, 나아가 생계에 직결됩니다.
예를 들어 영업정지, 운전면허취소, 공무원 징계처분, 건축허가취소 등은 그 자체로 당사자의 생활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는 결정입니다.
이러한 처분이 부당하다고 생각될 때 제기하는 것이 바로 행정소송이며, 그 중에서도 ‘집행정지’는 행정소송의 가장 중요한 절차 중 하나입니다.

집행정지는 간단히 말해, “행정처분의 효력을 일시적으로 멈춰달라”는 법원의 명령입니다.
소송이 끝날 때까지 행정처분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나중에 승소하더라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집행정지 인용 여부는 행정소송의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2. 집행정지의 법적 근거와 의미

행정소송법 제23조 제2항은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행정처분의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으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될 때에는, 법원은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 그 집행정지를 명할 수 있다.”

즉, 집행정지는 행정처분이 ‘적법한지 여부’를 따지는 본안소송과는 별개로,
일단 그 처분의 효력을 멈춰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임시적 조치입니다.

예를 들어,

영업정지처분을 받은 음식점 업주가 곧바로 영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본안소송을 기다릴 여유가 없습니다.
공무원 파면처분을 받은 경우에도, 본안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급여가 끊기고 사회적 불명예가 따르므로 즉각적인 피해가 발생합니다.

이럴 때 법원에 “집행정지 신청”을 하면, 본안판결 전까지 처분의 효력을 잠시 멈출 수 있습니다.

3. 집행정지가 인정되기 위한 요건

집행정지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지만, 아무 때나 인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은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만 집행정지를 허용합니다. 대표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 요건이 있습니다.

(1)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을 것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란 단순히 불편하거나 손해를 보는 정도가 아니라,
금전으로 배상하기 어렵거나 사회적 명예, 신용,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손해를 의미합니다.

예시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음식점 영업정지로 인한 폐업 위기 및 거래처 신용 하락
공무원 파면으로 인한 생계 단절, 퇴직금·연금 불이익
학교 퇴학 처분으로 인한 학업 중단, 향후 진로에 중대한 장애

단순히 손해가 ‘예상된다’는 정도로는 부족하며, 법원은 실제로 손해가 구체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살핍니다.

(2) 긴급한 필요성이 있을 것

본안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는 경우에만 집행정지가 허용됩니다.
즉, 시간이 지나면 손해가 확정되거나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생기는 경우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영업정지 3개월 처분을 받고 본안 판결이 1년 뒤에 나온다면, 그때 승소해도 이미 영업은 중단된 상태이므로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 긴급한 필요성이 인정됩니다.

(3)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집행정지를 허용하면 공공의 이익이 침해되는지를 법원은 반드시 고려합니다.
예를 들어, 불법 건축물 철거명령의 집행정지가 공공안전에 큰 위험을 초래한다면, 개인의 손해가 크더라도 공공복리를 위해 집행정지를 기각할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요건은 모두 충족되어야 하며, **특히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와 ‘긴급성’**이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집니다.

4. 실제 사례를 통한 이해

사례 1. 공무원 파면처분의 집행정지 인용

한 공무원이 음주운전으로 징계위원회에서 ‘파면처분’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과정에 위법성이 있고, 징계 절차에서도 방어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본안소송과 함께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집행정지를 인용했습니다.

파면으로 인한 급여 손실과 사회적 불명예는 금전으로 회복하기 어렵다.
본안 소송의 승소 가능성도 상당히 인정된다.
공공복리에 중대한 해를 끼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해당 공무원은 본안소송이 끝날 때까지 급여를 계속 수령하며 직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사례 2. 영업정지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기각

한 식당 업주가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1개월 영업정지처분을 받았습니다.
영업정지를 멈춰달라며 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법원은 기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영업정지기간이 짧고, 금전적으로 보상 가능한 손해에 해당한다.
위반사실이 명백하여 본안 승소 가능성이 낮다.
라는 판단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집행정지는 단순히 “손해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인용되지 않습니다.
법원은 손해의 회복 가능성과 공공의 이익, 본안 승소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합니다.

5. 집행정지 신청 절차

행정소송 제기와 동시에 신청 가능
- 본안소송을 제기하면서 집행정지를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서면 신청서 제출
- 처분의 내용, 손해의 구체적 사유, 긴급성 등을 소명해야 합니다.
법원의 심문 및 결정
- 통상적으로 2주~1개월 이내에 결정이 내려집니다.
인용 시 즉시 효력 발생
- 법원의 인용 결정이 있으면, 해당 처분의 효력은 그 즉시 정지됩니다.

6. 실무상 주의할 점

소명자료가 부족하면 거의 인용되지 않습니다.
단순히 억울하다는 주장보다는 구체적 근거(매출자료, 급여명세, 진술서 등)를 반드시 첨부해야 합니다.
본안소송의 승소 가능성도 중요합니다. 법원은 본안에서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면, 집행정지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곧 생명입니다.
집행정지 신청은 처분이 집행되기 전에 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늦으면 이미 효력이 발생하여 소용이 없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