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감액·위약벌 구별 법리 — 대법원 2012다65973·2016다257978 판결분석

사건 변호사

계약서에 등장하는 '위약금'은 법원에서 다투게 되면 법적 성격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면 과다할 때 감액될 수 있지만, 위약벌이면 감액 규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약금의 방법을 정리한 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2다65973 판결과, 위약금의 직권 감액을 인정한 대법원 2018. 10. 12. 선고 2016다257978 판결을 나란히 놓고, 두 판결이 그리는 법리를 살펴봅니다.

📌 핵심 판결 위약금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민법 제398조 제4), 위약벌로 보려면 그 취지가 증명되어야 합니다손해배상 예정과 위약벌 성질을 함께 가지는 위약금은 당사자 주장이 없어도 법원이 직권으로 전체 금액을 기준으로 감액할 수 있습니다.

 

1. 사건의 배경·쟁점 —  '법적 성격'을 먼저 따지는지

위약금은 계약을 위반한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지급하기로 미리 정해 둔 돈입니다계약자유의 원칙상 당사자는 채무불이행에 대비해 손해배상액을 미리 정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98조 제1). 문제는 같은 '위약금'이라도 법적 성격이 둘로 나뉜다는 점입니다.

  • 손해배상액의 예정 실제 손해를 일일이 증명하지 않고도 미리 정한 금액을 청구하게 하는 약정부당히 과다하면 법원이 감액할 수 있습니다(398조 제2).

  • 위약벌 채무 이행을 심리적으로 강제하기 위한 ''로서의 약정손해배상과 성질이 달라 감액 규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무의 쟁점은 언제나 세 단계로 흐릅니다. ① 이 위약금이 예정인가 위약벌인가, ② 예정이라면 부당히 과다해 감액될 사정이 있는가, ③ 두 성질을 겸유한다면 어떤 방식으로 감액할 것인가아래 두 판결은 각각의 물음에 답을 준 사례입니다.

 

2.  판단의 기준 — 대법원 201265973 판결

첫 번째 판결의 출발점은 민법 제398조 제4항입니다위약금의 약정은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므로이를 위약벌로 해석하려면 그러한 취지의 특별한 사정을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계약서에 '위약벌'이라는 단어가 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약벌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대법원은 성질을 가릴 때 계약서의 명칭·문구만으로 결정하지 않고 다음과 같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고 정리했습니다.

  • ① 당사자의 경제적 지위, 계약 체결의 경위와 내용

  • ② 위약금 약정을 둔 주된 목적

  • ③ 위약금과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

  • ④ 위약금액의 규모와 전체 채무액에 대한 비율예상되는 손해의 크기거래관행

이 사안은 약 3,150억 원 규모의 이행보증금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본 사례로대규모 위약금이라도 추정 원칙과 종합 고려의 틀 안에서 성질을 판단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즉 금액이 크다는 사정 자체가 위약벌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3. 복합적인 경우 직권 감액 — 대법원 2016257978 판결

두 번째 판결은 하나의 위약금 약정이 손해배상액의 예정과 위약벌의 성질을 함께 가지는 경우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원은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직권으로 민법 제398조 제2항에 따라 위약금 전체 금액을 기준으로 감액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판결의 법리입니다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과다한 위약금에 대한 원심의 감액 판단을 인정했습니다.

 

여기서 감액 여부와 정도는 정해진 공식이 아니라채권자·채무자의 지위계약의 목적과 내용예정 동기, 실제 손해와 예정액의 대비거래관행 및 경제상태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해 일반 사회관념상 납득할 수 있는 범위를 넘는지로 판단합니다판단의 기준시점은 사실심 변론종결시입니다.

 

▶  순수한 위약벌 만약 위약금이 순수한 위약벌로 인정되면성질이 손해배상 예정과 달라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해 감액할 수 없습니다. 

다만 그 강제로 채권자가 얻는 이익에 비해 벌이 과도하게 무거운 때에는그 일부 또는 전부가 공서양속(민법 제103)에 반하여 무효가 될 수 있을 뿐입니다즉 위약벌은 '감액'이 아니라 '무효'라는 방식으로 다투게 됩니다.

 

4. 판결의 의의

201265973 판결이 분쟁의 첫 번째 쟁점인 법적성격을 어떻게 판단하는가를 정리했다면, 2016257978 판결은 손해배상액 예정과 위약벌이 뒤섞인 위약금을 어떻게 감액하는가에 대해 정리한 판시입니다

 

  •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추정되고위약벌 주장은 증명 책임을 진다.

  • 예정으로 인정되면 부당히 과다한 경우 감액될 수 있고복합 성질이면 직권 감액까지 가능하다.

  • 반면 순수 위약벌은 감액이 아니라 공서양속 위반 무효로만 다툴 수 있다.

     

5. 대응 전략 — 법무법인 고운의 시각

법무법인 고운 민사·계약전담팀은 위약금 분쟁에서 다음과 같이 사안을 검토합니다.

  • ① 사실관계 검토 포인트 계약서 문구뿐 아니라 계약의 목적·체결 경위위약금과 별도 손해배상 청구 가능 여부위약금액이 전체 채무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함께 봅니다.

  • ② 적용 법리 예정 추정(398조 제4)에서 출발할지위약벌 특약(특별한 사정)을 세울지에 따라 감액(398조 제2)과 무효(103)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 ③ 입증·증거 전략 : '부당히 과다'는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판단되므로실손해 규모·거래관행·당사자 지위에 관한 자료를 어느 시점 기준으로 정리하느냐가 관건입니다.

  • ④ 방어 전략(양면) 청구하는 쪽은 예정의 유효성과 실손해 무증명 청구 기능을다투는 쪽은 과다 감액 또는 위약벌 무효라는 대응축을 각각 검토합니다.

위약금이 과다하다고 스스로 판단해 지급을 임의로 무시하거나 일방적으로 상계·공제하는 것은 또 다른 분쟁을 부릅니다감액은 어디까지나 법원의 판단 사항이므로소송·조정 등 정식 절차를 통해 다투는 것이 원칙입니다계약서의 위약금 조항 해석과 대응 방향이 고민된다면계약서 전문과 거래 경위를 함께 검토해 방향을 잡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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