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판결 : 대법원은 소수에게만 한 발언이라도 상대방이 불특정·다수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면 모욕죄의 '공연성'이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특정 소수에게만 한 발언이라는 사정은 공연성을 부정하는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고, 그때 전파가능성은 검사가 엄격하게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 2020도8336)
1. 사건의 배경·쟁점 — '소수에게만 말했는데도 공연성?'
사이버 학교폭력 상담에서 가장 자주 부딪히는 반론이 있다. "공개된 게시판도 아니고 몇 명뿐인 단톡방에서 한 말인데, 그게 처벌 대상이냐"는 것이다. 모욕죄(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1년 이하의 징역·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는데, 여기서 '공연성'(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의 인정 범위가 늘 쟁점이 된다. [원장 F13]
대법원 2020도8336 판결의 쟁점은 이렇게 정리된다.
쟁점 ① : 개별적으로 소수에게만 한 발언에도 공연성을 인정할 수 있는가.
쟁점 ② : 인정한다면 그 근거인 '전파가능성'은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는가.
쟁점 ③ : 특정 소수에게만 한 발언일 때, 전파가능성의 증명 책임은 누구에게 어느 정도로 요구되는가.
이 쟁점은 단톡방·뒷계정·DM처럼 닫힌 듯 보이지만 손쉽게 퍼지는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모욕·명예훼손 사안에 그대로 맞닿아 있다.
2. 1심 및 항소심의 판단 — 전파가능성 법리의 적용
공개된 1차 자료의 한계상 본 사안의 1심·2심 사건번호는 추정 기재하지 않는다(아래는 대법원이 정리한 종전 법리의 흐름으로 갈음한다).
모욕·명예훼손죄의 공연성에 관해 우리 판례는 오래전부터 이른바 '전파가능성 이론'을 취해 왔다. 즉 개별적으로 한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하거나 모욕적 표현을 하더라도, 그 말을 들은 상대방이 이를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급심 단계의 판단도 이 큰 틀 안에서, "이 발언이 외부로 퍼질 개연성이 있었는가"를 사실관계에 비추어 따지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다만 이 이론은 자칫 공연성의 범위를 지나치게 넓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고, 그 한계와 증명의 정도를 어떻게 설정할지가 상고심의 과제로 남았다.
3. 대법원의 최종 판단 — 공연성의 인정과 그 한계
대법원 2020도8336 판결은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하면서도, 그 적용 한계와 증명 기준을 다음과 같이 분명히 했다.
법리 ①(원칙) :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발언했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공연성을 인정할 수 있다.
법리 ②(한계) : 그러나 발언을 들은 상대방이 특정된 소수인 경우, 그러한 사정은 공연성을 부정하는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다.
법리 ③(증명) : 그 경우 전파가능성에 관해서는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필요하며, 막연히 '퍼질 수도 있었다'는 추측만으로는 부족하다.
법리 ④(종합판단) : 공연성 유무는 발언의 경위·내용·방법, 행위자와 상대방·피해자의 관계 및 지위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한다. [원장 F21]
핵심은 전파가능성을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개연성으로 좁히고, 특정 소수 상대 발언에서는 검사가 이를 적극적으로 입증하도록 한 데 있다.
4. 이번 판결의 의미 — 단톡방·SNS 시대에 무엇이 달라졌나
이 판결은 새로운 법리를 만든 것이라기보다, 전파가능성 이론의 적용 기준을 명확히 다잡은 데 의의가 있다. 사이버 학교폭력의 맥락에서 그 함의는 두 갈래다.
피해 측에는 — 단톡방·DM 같은 '닫힌 듯한' 공간의 모욕도, 그 구성이 유동적이거나 캡처·전달로 퍼질 개연성이 객관적으로 드러나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 "비공개라서 안 된다"가 자동 면죄부가 아니라는 의미다.
가해(로 지목된) 측에는 — 반대로, 상대가 특정된 극소수이고 폐쇄적인 대화였다면 공연성이 부정될 여지가 있으며, 이때 전파가능성은 검사가 엄격히 증명해야 한다. 막연한 가능성만으로 모욕죄가 곧바로 성립하지는 않는다.
참고로 모욕죄는 친고죄여서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다(형법 제311조·제312조 제1항). 같은 사이버 학폭이라도 딥페이크 성적 합성물처럼 행위 유형이 다르면 적용 법률 자체가 달라져,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에 따라 편집·합성·가공은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 단순 소지·시청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될 수 있다(2024.10.16 개정). [원장 F4·F7·F13] 즉 같은 단톡방 사건이라도 '말'이냐 '합성물'이냐에 따라 법적 평가가 갈린다.
이 판결로 무엇이 달라졌나? — "전파가능성"이 모욕·명예훼손 성립의 객관적 관문임을 재확인하고, 닫힌 채팅방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연성을 단정하거나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5. 대응 전략 — 법무법인 고운의 시각
위 법리를 사이버 학교폭력 실무에 옮기면, 공연성 다툼은 결국 '전파가능성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사실관계'의 확보 싸움이 된다.
① 사실관계 검토 포인트 : 발언이 오간 공간의 개방성(참여자 수·구성의 유동성·외부 초대 가능성), 캡처·전달이 실제로 일어났거나 예정됐는지, 행위자·상대방·피해자의 관계와 지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한다.
② 적용 법리 : 모욕은 형법 제311조(친고죄), 사실·허위사실 적시는 형법·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라인으로 갈리고, 각 죄의 공연성·비방목적 요건이 별도로 검토된다. 본 판결의 전파가능성 기준이 그 출발점이다.
③ 입증·증거 전략 : 단톡방은 특정 발언만 잘라내지 말고 전후 맥락째 보존해야 전파가능성·발언 경위 판단에서 유리하다. 원본 전체 캡처(작성자·일시·URL 포함)와 화면 녹화로 휘발성 증거를 먼저 확보한다.
④ 방어 전략(양면) : 피해 측은 전파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객관 정황을 적극 제시하고, 가해로 지목된 측은 대화의 폐쇄성·특정 소수성을 들어 검사의 엄격한 증명 부족을 다툰다. 어느 쪽이든 진술의 일관성이 관건이다.
법무법인 고운 청소년·학폭(소년)전담팀은 이러한 사안에서 단톡방·SNS 증거의 전파가능성 쟁점을 사실관계 단계부터 함께 검토하고, 피해·가해 양측 보호자의 단계별 대응을 조력한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발언 경위·증거·관계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 판단은 상담을 통해 검토하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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