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판결 : 대법원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면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2016다202947), 사무집행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보호할 필요가 없다는 한계를 명확히 한다(2022다281378). 외형이론은 '넓히는 법리'인 동시에 '신뢰가 없으면 멈추는 법리'다.
1. 사건의 배경·쟁점 — 핵심요건 '사무집행에 관하여'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민법 제756조 제1항 본문). 요건은 ▶ ①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 ▶ ② 피용자의 행위가 불법행위 요건(민법 제750조)을 갖출 것 ▶ ③ 그 행위가 '사무집행에 관하여' 이루어졌을 것, 이 3가지로 구성된다.
실제 다툼은 ③에 몰린다. 회사 측은 흔히 "지시를 어긴 개인적 일탈이다", "업무와 무관한 사적 행위다"라고 다투고, 피해자 측은 "회사 업무의 외형을 갖추고 있었다"고 맞선다. 여기서 두 방향의 질문이 갈라진다. 어디까지 외형을 넓게 인정할 것인가(판결 A), 그리고 어디까지가 그 한계인가(판결 B).
2. 하급심 단계의 다툼 지점
이 유형의 하급심은 대체로 문제된 행위의 시간·장소, 그때 수행하던 업무의 내용, 행위의 동기가 사용자의 사무와 어떤 관련을 갖는지를 사실인정 차원에서 정리한다. 거래 국면에서는 여기에 상대방이 그 행위를 정상적인 업무로 신뢰할 만했는가라는 축이 더해진다. 같은 외형이론을 적용하더라도 어느 사실을 무겁게 보느냐에 따라 심급별 결론이 달라질 수 있고, 그 판단 기준을 대법원이 법리로 정돈한 것이 아래 두 판결이다.
3. 대법원의 최종 판단 — 확장과 한계
판결 A(2016다202947) — 외형이론의 적용. 민법 제756조의 '사무집행에 관하여'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뜻이다. 나아가 피용자가 고의로 성희롱 등 가해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 행위가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①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하고 ② 피용자의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③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이라면 외형적·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고 한다. 사용자가 위험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였는지 여부도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위하여 부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판결 B(2022다281378) — 외형이론의 한계. 대법원은 외형이론이 외형에 대한 사회적 신뢰의 보호와 형평의 관념에서 나온 것임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따라서 문제된 행위가 사무집행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경우에는, 공평의 관점에서 상대방을 보호할 필요가 없다. 보호할 '신뢰'가 애초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 판단에서는 ① 행위가 법령상의 제한을 위반한 것인지에 대한 상대방의 인식가능성 ② 상대방의 경험이나 지위 ③ 쌍방의 종래의 거래관계 ④ 당해 행위의 성질과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배상 뒤의 구상(2009다59350 판결). 사용자가 배상한 다음 피용자에게 구상하는 단계에서도 같은 '공평'의 관념이 고려된다. 대법원은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의 정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손해배상 청구나 구상권 행사가 가능하다고 본다(민법 제756조 제3항). 다만 사용자의 감독이 소홀한 틈을 이용해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피용자가 바로 그 사용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 감액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허용되지 않는다.
4. 이번 판결들의 의미 — 무엇이 달라졌나
세 판결을 겹쳐 놓으면 하나의 축이 드러난다.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다. 판결 A는 그 관념에 따라 피해자 보호 방향에 초점을 맞춰 사무집행관련성을 넓히고, 판결 B는 보호가치 없는 신뢰에 초점을 맞춰 그 한계를 설시하였으며, 2009다59350 판결은 배상 이후 사용자와 피용자 사이의 분담에서 조화를 꾀한다.
실무에서도 이 지점에서 쟁점화가 된다. 피해자 측은 "업무시간이 아니었다"거나 "규정 위반이었다"는 반박만으로 사용자책임이 곧바로 부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사용자 측은 반대로 거래 상대방의 인식가능성·경험·종래 거래관계가 다투어질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각각 확인하게 된다. 어느 쪽도 결론이 미리 정해져 있지 않으며, 관련성 인정 여부는 사실관계에 따라 사안별로 판단된다.
5. 대응 전략 — 법무법인 고운의 시각
법무법인 고운 민사전담팀은 이러한 사안에서 다음 네 가지를 함께 검토한다.
① 사실관계 검토 포인트 : 가해자가 피용자인지(계약의 명칭이 아니라 실질적 지휘·감독 관계), 행위의 시간·장소·수행 업무·동기가 무엇이었는지. 도급 관계라면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 도급인은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고, 다만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도급인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민법 제757조).
② 적용 법리 : 판결 A의 3요소(시간적·장소적 근접 / 사무 수행 과정 / 업무 관련 동기)와 판결 B의 4요소(인식가능성 / 경험·지위 / 종래 거래관계 / 행위의 성질과 내용) 중 어느 것이 사안의 중심인지 먼저 고려한다. 사용자에 갈음하여 사무를 감독하는 자의 책임(제756조 제2항)도 함께 살핀다.
③ 입증·증거 전략 : 청구하는 쪽이 요건사실을 주장·증명하는 것이 기본 구조이고, 조문이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형식으로 정한 면책사유(제756조 제1항 단서 — 선임 및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는 배상의무자 측이 증명하는 구조가 된다.
④ 방어 전략(양면) : 사용자 측이라면 외형이론의 한계(피해자의 악의·중대한 과실)와 면책 단서를, 피해자 측이라면 외형상 관련성과 위험발생 방지조치의 미비를 각각 논증한다.
기한 관리도 함께 필요하다.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권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민법 제766조 제1항),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같은 조 제2항)이라는 두 기간이 함께 걸리며, 어느 하나라도 지나면 시효로 소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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